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지음/김종철 외 옮김/245면/녹색평론사/2001
1인당 국민소득 금액과 그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비례하지 않는다는 보고는 오래 전부터 들어왔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복지국가라는 곳의 자살율이 가장 높고, 가장 가난한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삶에 대한 만족감에서 세계 최고라는 소리도 들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만 있으면 행복할 거라는 이 막연한, 믿음은
도대체 언제, 어떻게 뿌리를 내려 스멀스멀 자라 거대한 나무가 된 것일까요?
라다크는 히말리야 고원의 작은 마을입니다. 자원이
없기에 사람들은 가장 적게 쓰면서 가장 부지런히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1천년 이상을 그렇게 살아왔죠.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것을 인정하고
자신들의 땅, 삶의 터전에 정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단단히 매여 있습니다. 그곳 진흙으로 집을 짓고, 야크의 똥으로 방을 데웁니다. 남들과
비교할 것이 없으니 그들에게 불만이 있을 수 없고, 자연에서 얻어 먹고 입으니 감사할 일뿐입니다.
이 라다크에 이른바 현대 문명이
유입됩니다. 감사할 일 투성이였던 라다크 사람들은 우리는 가진 것이 없으니 다른 나라가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욕망은 곧장 고통을
가져왔습니다. 갖고 싶은 것이 많아지고, 그걸 갖기 위해 애쓰고, 가진 후에는 다른 걸 원하게 됩니다. 그들의 관심이 그렇게 눈에 보이는 것들에
집중되면서, 별과 해와 달의 움직임에 민감했던 그들의 감각은 점차 무뎌집니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말할 겁니다. 그들을 그렇게 계속
미개발 상태로 놔두고 얼마나 좋겠수, 하는 것도 이른바 경제선진국들이 저지르는 횡포가 아니겠느냐고. 깨끗하고 위생적인 환경과 비인간적인 노동에서
해방시켜주는 수많은 물자들로부터 그들을 소외시키는 것이 아니냐고.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꼭 필요합니다. 책을 읽는 동안 사람답게 사는 게
무엇인지, 진짜 만족스러운 행복이라는 게 어떤 건지 마음으로 느껴보아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