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서평

위대한 개츠비

양화 2006. 4. 13. 03:41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김욱동 옮김/민음사/284면/2003

고전이 고전이 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겁니다. 1920년대 미국에서 부유하게 산 한 전형적인 미국 남자의 삶을 담은 이 책이 고전이 된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아마도 시대를 초월하고, 국경을 넘나드는 주제겠지요. 이런 걸까요? 사랑 받을 자격도 없었던 한 여자에 대한 어리석은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기적인 인간들의 부박한 인심? 그도 아니면 결국 모든 인생은 허무하다는 공수래 공수거의 인생 자조?

소설에서 개츠비를 관찰하고 그의 삶을 전하는 ‘나’의 진술을 들어보면 힌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잠시나마 인간의 짧은 슬픔이나 숨가쁜 환희에 대해 흥미를 잃어버렸던 것은 개츠비를 희생물로 이용한 것들, 개츠비의 꿈이 지나간 자리에 떠도는 더러운 먼지 때문이었다”저는 바로 이 글귀에 이 책이 오늘날까지 고전으로 불리게 된 힌트가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꿈은 어디에나 있고, 그것이 지난 자리에는 먼지들이 떠돌게 마련이니까요.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한 여자를 사랑했던 개츠비는 그 여자에게 배신 당하고 다시 그녀에게 다가가기 위해 옳지 못한 방법으로 돈을 모아 부자가 됩니다. 밤마다 화려한 파티를 열고 그녀와 그녀의 남편을 불러들입니다. 갖지 못한 것이라 더 커보였을까요? 아마도 그랬을 테지요.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 개츠비를 보고 왜 그따위 여자를 사랑했느냐고 묻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니, 물을 수 없습니다.

그에게 데이지는, 그리고 그녀에게 다가가기 위한 사다리 같았던 부(富)도 아직은 검증되지 않은 꿈 같은 것이었을 겁니다. 네가 갖고 있는 그 꿈이 정말 가치가 있는 것이니 라고 묻는다면, 거기에 자신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돈을 많이 벌 거야 라든가, 멋진 남자와 결혼할 거야, 라든가 누구에게도 자신있게 말할 수 없는 그런 꿈들은 세월이 흐르고 나면 더러운 먼지로 남고 말 테니까요.